
일본 스루가만에서 강도 10을 넘는 엄청난 파괴력의 대지진이 발생한다. 이어 도쿄, 큐슈 등 전역에서 지진이 발생해 일본 전역은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미국 지질학회는 이것이 일본의 지각 아래 있는 태평양 플레이트가 상부맨틀과 하부맨틀의 경계 면에 급속하게 끼어 들어 일어나는 이상현상으로, 일본열도가 40년 안에 침몰하게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미국의 가설에 의문을 품은 지구과학박사 타도코로(토요카와 에츠시)는 독자적으로 조사를 실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된 다량의 박테리아가 메탄가스를 생성, 그것이 윤활유 작용을 통해 태평양 플레이트의 움직임을 가속화 시켜 정확히 338일 후 일본이 침몰하게 된다는 것!
각료들은 국민을 외면한 채 해외로 도망가기 바쁘고, 불안감에 휩싸인 국민들 역시 하늘로 바다로 피난로를 찾아 떠나느라 전국은 아수라장이 된다. 그러는 사이 해일과 분화해 더욱 강해진 지진으로 희생자는 시시각각 늘어나고 타도코로는 일본을 구할 최후의 카드를 내놓는다. 바로 일본열도와 플레이트 사이에 가공할 위력을 지닌 'N2'폭약을 투여, 열도와 플레이트를 분리시키는 것. 그러나 작전을 수행하던 중 대원과 함께 'N2'폭약을 잃게 된다.
후지산의 대분화로 1억 2천만 일본국민을 위협하는 가운데, 잠수정 파일럿 오노데라(쿠사나기 츠요시)는 일본의 운명을 걸고 깊은 심해 속으로 들어가는데...
감상
일단, 일본 안 가라앉는다! (스포일러 싫어하는 사람 이거 보고 제발 보지마라)
제작비도 200억이나 들었대고, 메가박스 2관에서 개봉했다기에 내용도 괜찮겠지.. 하는 기대를 가지고 갔다.
제대로 쓰레기다.
영화 보는 내내 지겨워서 미칠뻔 했으며, 앞자리 뒷자리에서 뭐하나 둘레둘레 살펴보고, 급기야는 핸드폰 소리가 울리면 심심하지 않아 즐겁고 끝나는 시간이 언제인지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불도 꺼지기 전에 그렇게 쏜쌀같이 뛰쳐나가는 관객들도 처음 보고, 나가면서 풍기는 그 음울한 오라는 그야말로 대단.
내용? 엉망이다. 어쨌든간에 재난물인 이 영화에서 급박하게 돌아가는 건 거의 눈에 띄지도 않는다. 긴장감도 없고 내용도 옅고 감정이입 제로이다. 슬프고 감동적이라는 장면에서 모두들 황당해 웃는다.
화면? 멋지지 않다. 당연히 기대할만한 화산이 멋지게 폭발한다거나 지진이 나서 건물이 쓰러진다거나 하는 것들. 현실감도 없고 앵글이 멀어서 딴 동네 이야기처럼 보일 뿐만 아니라 뭔가 세세한 묘사가 필요한 부분이 나올라치면 연기나 화염 등으로 다 막아버렸다.
어이 없던 건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전문 용어를 내용상 설명까지 해가면서 일부러 그 용어 써서 이야기한다는 거. 어차피 영화 보는 사람은 그게 무슨뜻인지 궁금해하지도 않는데 뭐하러 저런 짓을!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일본 침몰의 과정과 그 원인, 관련지식' 같은 걸 보고있는게 아니란말이다.
또, 에펠탑 정도가 아니고 일본 관광을 많이하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지명이 어딘지 저기 나오는 건물이 어디인지 아무도 모른다. 모르는 건물이 부서지려면 멋지게라도 부술 것이지... 수없이 나오는 일본 열도의 위성 사진에서 지진, 화산폭발로 보글보글 타고 있어도 어딘지도 모르겠고 솔직히 아까 보여준 사진보다 얼마나 더 가라앉았는지 확실히 비교도 안되더라.
하지만 왠만한 영화는 재미는 없어도 이렇게까지 나오면서 역겹고 재수없는 기분은 들기 어렵다. 그리고 그 후 열변을 토하다 이유를 깨달았다.
여기에 나온 (엑스트라를 포함한) 모든 인간들은 생존의지가 전혀 없다.
우주전쟁에서 자동차를 뺏으려고 미친듯이 달려드는 사람들. 보통 잘 나오는 슈퍼마켓 습격씬. 물론 급박한 상황을 묘사하려는 이유도 있긴 하지만, 거기 나오는 인물들은 결국 그만큼 살아남으려고 하는 것이라도 잔인해도 이해가 가는 것이다.
근데 이 영화에 나온 사람들의 행동 패턴은 이렇다.
1. 해외 이주 번호표를 받고는 하염없이 기다린다(물론 정부가 뻥치기도 했고, 초반에는 말이 된다고 치지만 하루하루 주변 도시와의 연락이 전부 사라지고 하늘이 안보일 정도로 화산재가 떨어지는데 그게 믿기냐?)
2. 자기를 태우지 않고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싶다고 철조망에 매달려서 흔든다. (흔들기만 하고 끝이다. 좀 눌리긴 했나? 안 급한 거다.. 그 약해빠진 철조망 하나 못 밀어낼 정도로)
3. 같은 맥락으로 이번에는 '막는 거 하나 없는' 항구에서 탈출선이 오자 '줄 잘 서서, 정원에 맞춰, 시키는대로 얌전히' 배를 탄다(그러니까 안급하다니까.)
4. 그러다 쓰나미가 오자 달리지도 않고 대충 죽는다(뛰어도 죽는 거 안다. 다리가 얼 수 있는 것도 안다. 그래도 말이 되냐?)
5. 기다리다가 높은 지대로 가라고 군인이 말했단다. 그래서 그냥 간다.(내용중에 나온다. '우리는 못 가고 죽을거다'라고. 항구와도 공항과도 멀어지니까 말이다. 주인공이랑 관련있는 사람이라서 살고 싶지도 않고 그냥 포기하는 거냐?)
6. 그리고 거기에서 팔자좋게 놀면서 살아가고 있다. 오코노미야키 팔아가면서...(...)
7. 이게 최강인데, 교수. 일본이 살아날 방법 알고 있었다. 어디에 배와 폭탄이 있는지도 알고 있다. 근데 '이걸 어떻게 다 모으겠어~'라고 말하면서 늘어져 있다. (보통의 헐리우드 영화는 저거 1/10의 확률이라도 미친놈 취급받으며 달라붙는다. 물론 영웅주의이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훨씬 가능성 있고(그냥 모으기만 하면 대충 되잖냐) 실현하기 쉬운 문제에 대해 알고 있으면서도 뻗어있는 거냐?)
언제인지 어딘지는 몰라도 '그냥 살아가기만 하는 모습은 역겨워서 그냥 뒤져버려' 뭐 이런 비슷한 험한 말이 나온 곳이 있던 거 같다. 근데 정말 나오면서 인상은 진심으로
'저딴식으로 숨만 쉬는 인간들이 살고있다면 일본따위 바로 가라앉아버려!'였다.
저정도로 사람 열받게 하는 영화도 드문거다.
.....같이 본 사람의 감상은
'앞으로 한동안은 어떤 영화를 봐도 재미있을 거 같아.'
그러는게 일본인이고 그게 일본사회다...라는걸 말해주려는게 아니었을까?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는데 아무리 그렇다쳐도 좀 심한 듯...
(그리고 정말 저렇다면 왠지 반일감정이 무럭무럭-)
...이 영화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갑자기 무지무지 보고싶어지고 있어!
봐라! 보는거다! (...)